본문 바로가기

제품 이야기

2025년까지 곤충 산업단지 3곳 구축 계획 사육 과정 스마트화도 지원

농림축산식품부

이예은 객원기자
입력 2022.09.28 03:00
 
 
 
0
 
 
농림축산식품부는 곤충 농가의 노동력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사육 과정의 전반에 걸쳐 스마트화(化)를 지원한다. 사진은 정보 통신 기술(ICT) 곤충 사육실 모습. /농립축산식품부 제공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13년 곤충을 ‘작은 가축’으로 지칭하며, 식량 위기의 대안으로 주목하기 시작했다. FAO는 올해 식량 안보 강화 방안에 대한 보고서에서 다시 한번 식용 곤충을 미래 유망 식량 자원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지속 가능하고 탄력적인 식량 공급망(網)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계은행(World Bank) 또한 아프리카 식량 위기의 해법 중 하나로 곤충 산업을 제시했다.

세계가 곤충 산업에 주목하는 지금, 국내 관련 분야 종사자들 또한 곤충을 ‘사용할 수 있는’ 자원에서 ‘사용하고 싶은’ 자원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지난해 3월 제3차 곤충·양잠 산업 육성 종합 계획을 발표하며 곤충 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2025년까지 추진되는 이번 종합 계획은 ▲연구·개발 ▲산업 기반 구축 ▲제도·인식 개선 등 3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키워드별로 구체적인 추진 전략과 현재 추진 중인 정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곤충 산업을 매력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식용·사료용으로 인정받은 곤충이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상품으로 포장돼 전달되려면 기술이 더 필요하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곤충 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한다.

식품 분야에서 우선 곤충을 활용한 대체 단백질 소재 개발을 추진한다. 곤충의 구성 성분 중 58~80%가 단백질이며, 필수 아미노산 성분을 고루 함유하고 있다. 생산 과정에서 물 소비량과 온실가스 배출량도 적어 친환경 단백질 공급원으로서의 가치가 높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곤충 기반 식품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식품 기업과 협업해 곤충 단백질 함유 ‘스타 제품’ 개발에 나선다. 주요 식용 곤충의 건강 개선 효과를 이용한 건강기능식품도 개발할 예정이다. ▲흰점박이꽃무지에는 혈행(血行) 개선 ▲쌍별귀뚜라미에는 알코올 해독 ▲메뚜기에는 항(抗)알레르기 효과를 내는 물질이 들어 있다.

사료 분야에서는 면역력 개선 및 생산성 향상 등 기능성을 갖춘 양식용 배합사료와 가금류 사료첨가제를 개발할 예정이다. 또 국내외에서 고속 성장 중인 반려동물용 프리미엄 사료 시장 개척도 추진한다.

곤충 가공 과정에서 추출되는 산물(産物)의 활용도를 높이는 연구까지 진행된다. 가공 과정에서 추출되는 펩타이드(화장품·의약품), 곤충유(바이오디젤), 분변토 등 부산물을 활용한 산업 소재 개발로, 부가가치를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곤충 산업 거점 단지 3개소 건립 예정

곤충 기반 제품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곤충을 대량으로 생산·가공해야 한다. 제품의 단가를 절감하는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곤충 제품의 생산·가공·유통 규모를 키우기 위해 다양한 정책으로 지원하고 있다.

우선 곤충의 사육부터 가공·유통·R&D까지 지원하는 곤충 산업 거점 단지 3개소를 2025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거점 단지 내에는 ▲스마트 생산 단지 ▲전처리 및 가공 시설 ▲연구·개발을 위한 지원 시설이 들어선다.

경북 예천군에 식용 곤충 산업 거점 단지가 건립될 예정이다. 약 200억원을 들여 2024년 예천군에 준공될 식용 곤충 산업 거점 단지는 최근 롯데중앙연구소 및 경상북도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최익제 경상북도 친환경농업과 연구사는 “지금까지는 일반적인 농가(農家)에서 곤충의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부 담당했다. 하지만 농가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 제대로 유통까지 하기가 힘들다”며 “농가에서 생산된 곤충 원료로 전문 기업에서 제품을 제조하고, 유통 또한 전문 기업이 담당하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고 앞으로 경북에서 추진할 곤충 산업 육성 방향을 설명했다. 또 최 연구사는 “예천군의 식용 곤충 산업 거점 단지가 완성되면, 한곳에서 대량 원료 생산과 균일한 품질의 가공이 가능해진다”며 “이렇게 만들어진 원료로 전문 기업들과 연계해 제품을 만들고, 각종 기업에도 원료를 공급하면 안정적인 농가 소득 창출이 보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곤충 농가의 노동력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사육 과정 전반에 걸쳐 스마트화(化)도 지원한다. 곤충 농가는 ▲온·습도 조절 시스템 ▲사육 환경 데이터 프로그램 ▲사육·선별·세척·건조 자동화 시스템 등 정보 통신 기술(ICT) 시설 구축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 외에도 노후 사육 시설 개·보수와 신규 농가의 시설 구축을 지원한다.

◇'사용할 수 있는’→'사용하고 싶은’ 곤충 제품

곤충을 식품이나 사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단순히 ‘아는 것’과, 실제로 ‘소비하고 싶은 것’ 사이의 간극은 넓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산업 관련 제도와 소비자 인식 개선에도 힘쓸 예정이다.

우선 곤충 기반 제품 관련 제도를 개선한다. 대표적으로는 곤충 생산 농장에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해썹(HACCP)’을 적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생산 농장에 HACCP이 적용되면, 곤충 사육 과정에서 농약·중금속 등 위해(危害) 요소 혼입을 방지하는 시설 기준과 사육 지침이 마련된다. HACCP 기준에 따라 생산된 제품은 포장에 HACCP 인증 마크를 부착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