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휴모트 생각

회사도 즐거워야 한다


휴모트는 창립때부터 출퇴근 시각을 정확히 지정하지 않는 자율출퇴근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9시까지 출근하지 않으면 하늘이 무너지기라도 한다는 듯이 만원지하철과 버스에서 시달리고, 꽉 막히는 도로에서 아침부터 진을 빼면서 출근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회의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칼같이 9시 전까지 출근할 것을 요구하면서 퇴근은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기업 문화는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휴모트는 각자의 계획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자신의 업무 시간을 설정하고 자율적으로 운영해나가는 것을 기본적인 업무 방침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런 조직이 문제없이 굴러가기 위해서는 개인의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태도가 가장 중요하고, 그만큼 구성원간의 수평적이고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도 매우 중요해집니다. 


이런 식의 조직 운영과 문화는 IT나 엔터테인먼트같은 소프트한 업종에서는 흔히 볼 수 있지만 휴모트같은 제조업 분야에서는 매우 보기 드문게 사실입니다. 업종의 특성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런 방식이 제조업이라서 불가능하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물론 컨베이어가 돌아가는 공장에서 제각각 중구난방으로 출퇴근하면 생산관리를 어떻게 하느냐는 반박과 의문이 생기는 건 당연합니다. 


휴모트가 아직은 생산 제조 라인을 돌리지는 않고 자체적으로 설계, 개발이 중심이고 대부분 외주제작 방식이기에 지금과 같은 운영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하더라도 공장은 공장 나름대로 지금과는 조금/많이 다른 방식으로 운영의 묘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새로운 시각과 의지의 문제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 휴모트 사용설명서  


그렇다면 남들 다하는 방식, 모두가 익숙한 방식으로 출근하고 일하고 운영하면 편할텐데 왜 굳이 낯설고 불편한 시도를 (해야) 하는 걸까요?  

근사한 말과 개념으로 설명할 수도 있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그렇게 익숙한 방식으로 일하는 게 재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월급을 주고 일을 시키고, 직원은 먹고 살기 위해 시킨대로 일을 합니다. 하루의 1/3, 많게는 하루의 절반을 회사라는 공간에서 보내는 삶이 좀더 의미있고 재미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회사의 존재 이유는 이윤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먹고 자는 것이 삶의 목적이 아니라 건강하게 삶을 유지하는 수단인 것처럼, 회사가 이윤을 내는 것은 지속적인 생존을 위한 바탕일 뿐입니다. 일터는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또 하나의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회사는 그냥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또다른 가면을 쓰고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고, 진정한 자아는 회사를 벗어나서 찾는 게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그러기에는 인생이 너무 소중하고 아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개인의 삶을 유지하는 수단이면서 일을 통해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이 자율출퇴근제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아주 작은 시작이고 시도일 뿐입니다만 작은 실천들이 모여서 문화를 만들고 새로운 습관을 만들고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휴모트는 멈추지 않고 그런 시도를 계속 해나갈 생각입니다. ^^ 

이런 새로운 도전을 즐겁게 감행하는 기업이 많아지길 기원합니다.